2018. 3. 17 ~ 19
생애 두번째 제주도 여행 마지막날
여행기간 내내 제주도는 항상 비가 오거나 안개가 잔뜩 끼어있었다. 안개때문에 앞이 안보여 운전이 엄청 힘들때도 있었고 내일 과연 비행기가 결항되지 않고 집에 잘 갈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다.
이래서 제주도는 안개때문에 결항이 많이 되는구나.. 살면서 거의 본적없는 무시무시한 안개였다.
마지막날 일정
하얏트리젠시 제주 - 오설록티뮤지엄 - 돈사돈 - 제주동문시장 - 이호테우해변 - 제주공항
마지막날 아침에도 비가 계속 왔고 안개가 끼어있었다.
우리는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 떠는 스타일은 아니라 푹 자고 느즈막히 모닝커피를 하러 클럽라운지에 갔다.
클럽룸 정말 뽕을 뽑았다. 클럽룸으로 하길 정말 다행인듯! 클럽룸 덕분에 식비도 많이 줄일 수 있어서 경비도 절약되었다.
애매한 시간에 방문해서 그런지 클럽라운지에는 사람이 우리밖에 없었다.
냉장고에는 과일 몇가지랑 쿠키, 롤케익이 있어서 그걸 가져와서 먹었다.
과일이 너무 커서 천혜향같은건줄 알았는데 물어보니 귤이라고 했다. 먹어보니 정말 꿀맛이다. 신선해서 너무 맛있었다.
가볍게 모닝커피를 즐기고 호텔 근처를 둘러보기로 했다.
호텔 주변에는 산책로가 잘 조성이 되어 있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사진들을 보면 옷이 다 저렇게 펄럭이고 있다. 제주도 바람 정말 무시무시한거같다. 비도 자주오니까 까딱하다간 온몸이 다 젖는다.
산책로는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어있었고 산책로를 생각없이 따라 걷다보면 이쁜 바다도 보이고 또 호텔을 한바퀴 돌면서 조경도 감상 할 수 있다.
호텔 뒤에는 아담한 채플이 한채 있는데 예배당의 목적이지만 호텔에 딸린 채플은 주로 웨딩에 쓰이는것 같다.
바다가 뒤에 보이는 이쁜 채플에서 결혼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인터넷에 좀 찾아보니 채플은 호텔에서 직접 운영하는게 아니고 별도의 업체에서 따로 관리를 하고 있어서 이용하려면 그 업체에 문의해야 한다고 했다.
산책을하며 모닝커피를 소화시키고 체크아웃을 했다.
호텔이 제주도 남쪽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오설록티뮤지엄에 들러 녹차밭과 뮤지엄을 구경하기로 했다.
이 날은 날씨가 궂은탓인지, 오설록 티뮤지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
한국인 절반 중국인 절반으로 이루어 진 것 같았는데, 역시 중국인들은 차를 사랑하는것 같다.
오설록에 가면 차를 덖는 과정을 직접 볼수있고, 또 그렇게 덖은 차를 시음해 볼수도 있다. 운이 좋아 시음이 시작될 무렵에 줄을 서서 시음해 볼수가 있었다.
차는 씁쓸하면서도 깊고 부드러운 맛이었다. 구수한 맛도 나는 것 같았다. 차를 시음하고 많은 사람들이 차를 사려고 모였지만, 나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다음 포인트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목적한 곳은 바로바로! 오설록 카페이다. 여기야말로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줄을 서있는데, 사람이 많은 만큼 자리를 잡기가 힘들다. 또 단체로 오신 분들도 많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남자친구와 나는 2인1조로 빠르게 움직였다.
발이 빠른 내가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았고 남자친구는 줄을 서서 사오는 역할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 ㅎㅎ
난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려고 했는데 남자친구가 오설록 티뮤지엄에서는 녹차 오프레도를 꼭 먹어봐야 한다고 해서 녹차 오프레도를 주문했다.
한잔에 7500원으로 조금 비싼 느낌이 있었지만, 많이 달지않고 진한게 녹차가 많이 들어간 것 같았다.
슬러쉬 위에 올라간 아이스크림도 너무 맛있었다!
앞으로도 먹어야 할 일들이 많기에 우리는 녹차 오프레도 하나만 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페 앞엔 차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차 향기를 맡아보고 맘에드는 차로 골랐다.
나는 에스프레소 향이나는 블렌딩 차와 상큼한 과일향이 나는 홍차를 골랐다. 원래는 둘 중 하나만 사려고 했는데, 내가 너무 고민하니까 남친님이 하나 사주셔서 두개 다 겟!
이거 두개 말고도 복숭아 향이나 꽃향기 등 향이 좋은 차가 너무 많았다! 주변 사람들 선물로도 좋을 것 같다.
저 상자 하나에 티백 10개가 들었는데, 한 상자 가격은 15000원이다. 티백 하나당 1500원 꼴!
오설록 티뮤지엄 맨 윗층에 올라가면 녹차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우리도 올라갔는데 그 날은 비가 내려서 그런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너무너무 추웠다.
그리고 문제는 안개가 너무 자욱해서 녹차밭까지 보이지 않았다 ㅠㅠ 우리도 한 1분정도 보고 곧장 내려온것같다.
그리고 뮤지엄을 나와서 뮤지엄 앞에 있는 녹차밭으로 고고!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녹차밭은 관리가 굉장히 잘 된거 같았다. 나무도 이쁘고 컵 모양의 녹차나무도 센스가 있었다.
이렇게 녹차밭을 직접 본거는 처음이었는데, 맨날 말린 잎만 보다가 실제 녹차잎을 보니까 신기했다.
근데 찻잎이라 조금 연하고 부드러운 잎일줄 알았는데, 두꺼운 나뭇잎같았다.
잎에서 특별한 향기가 나는 것도 아니고 언뜻보면 일반 나무랑 크게 다른거 같지도 않은데, 어떻데 이 잎을 따다가 차를 만들 생각을 했는지 정말 신기하다.
오설록 티뮤지엄 구경을 끝내고 우리는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제주도 흑돼지를 먹기위해 출발했다.
제주도에는 많은 흑돼지 전문점들이 있는데, 칠돈가와 돈사돈이 제일 유명한것같다.
지인이 칠돈가를 갔었는데,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엄청난 웨이팅.
네이버 블로그에도 칠돈가와 돈사돈을 비교해 놓은 글이 많아서 꼼꼼히 다 읽어본 결과 우리는 돈사돈을 가기로 했다.
어차피 이 날은 마지막날이어서 공항으로 가야했기 때문에 우리는 오설록 티뮤지엄에서 차를 몰고 제주 공항쪽으로 갔다.
공항 근처에는 돈사돈 본점이 있는데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한 3시쯤이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라 웨이팅은 없었지만 매장 내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고기를 먹고 있었다.
참고로 돈사돈은 지드래곤이 극찬한 흑돼지집이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많은 연예인들 방문 인증샷 ㅎㅎ
빅뱅부터 시작해서 젊은 나이의 톱스타들이 많이 방문한것같다. 돈사돈은 아마 젊은 연예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집인가 보다.
우선 제주도 흑돼지 600그람을 주문하고, 한라산 소주 한병을 주문했다.
제주도 고기에는 역시 한라산 소주인것같다. 서울에서 한라산 소주 먹으려면 한병에 6000원은 줘야 하는것 같은데 (우리동네 기준) 여기서는 4000원이라니 어찌 먹지 않을수가 있으랴 ㅠㅠ..
제주도 에일은 첫날 오자마자 맛을 보았기 때문에 이번엔 과감히 패스하기로 했다.
남친은 운전을 해야해서 나 혼자 먹었는데, 같이 먹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차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여행의 최대 단점이다.
매장 내부는 꽤 넓었고 종업원도 굉장히 많았다.
우리 테이블은 세 명의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구워줬는데, 나이가 좀 있으신분 한분이랑 젊은분 두분이었다.
젊은분이 나이많은 분에게 고기를 굽는법에 대한 가르침을 받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어쨌든 손 하나 까딱 안하고 고기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았고,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정말 알맞고 맛있게 정성껏 익혀주셨다.
고기 한입 베어물면 육즙이 팡...
부위는 목살이랑 삼겹살을 주셨는데, 두 부위를 맛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특이하게 갈치젓을 연탄불에 한번 끓여(?) 주신다.
갈치젓을 한번 끓여내면 젓갈이 더욱 풍미가 생기고 진해진다.
드디어 다 익은 고기와 끓여낸 갈치젓!! ㅠㅠ
정말 말이 필요없는 맛이다. 갈치젓이 하나도 비리지 않고 너무 맛있었다.
한라산 소주가 술술 들어가는 맛.
요렇게 깻잎절임에서 싸먹으니 궁합이 좋다.
이렇게 한점 두점 먹다보니 고기가 다 떨어졌는데, 어떡하지 싶다가 400그람 추가를 해야겠다 싶어서 종업원을 불렀다.
"사장님 저희 고기 400그람 추가해주세요~"
"네? 추가요? 그럼 두분이서 1키로를 드시는건데....."
둘이서 1키로를 먹는다는 말에 흠짓했다.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위가 늘어난 것일까..
종업원이랑 상의(?)한 끝에 고기추가는 무리일 듯 싶어서 이 집의 또 다른 대표 메뉴인 김치찌개를 시키기로 했다.
근데 이 김치찌개가 정말 요물이다.
묵은지에 기름없는 고기를 사용해서 깔끔하고 시원하게 끓여냈다.
파도 많이 들어가서 정말 고기로 살짝 느끼해진 입안을 입가심해주는 기분이었다.
남자친구랑 감탄하면서 밥에 싹싹 긁여서 다 먹었다. 정말.. 이건 꼭 드세요!!
밥 먹고 소화를 시킬겸 동문 시장을 방문했다.
동문시장도 꽤 큰 시장인데, 이곳은 오메기떡이 유명한집이 있다. 바로 '진아떡집'.
수요미식회에서 극찬을 받은 집이고 또 인터넷에서도 맛있다고들 난리라서, (제주도 오메기떡이라고 치면 진아떡집이 바로 나온다)
우리는 동문 시장 도착하자마자 진아떡집을 찾았다.
동문시장에는 진아떡집 말고도 많은 오메기떡집이 있었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진아떡집이 없는것이었다..ㅠㅠ
지도앱을 켜고 열심히 찾아가는데.. 이럴수가 벌써 문을 닫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통 오전 내로 그날 장사 끝낸다고 했다..ㅠ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다른 떡집을 가게 됐는데, 시식을 해볼수 있어서 먹어보고 맘에 드는 곳으로 가면 된다.
몇 군데 시식을 했는데, 그렇게 맛있다는 느낌도 없었고 포장만 번지르르하게 해서 선물용으로 비싸게 파는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한라봉 막걸리도 세통에 만원에 팔았다.. 재래시장 물가가 정말 편의점보다 비쌌다ㅠㅠ 관광지라 그런가보다.
(그래도 한라봉 막걸리 사가지고 가실분은 면세점보다는 시장에서 사세요. 면세점은 두통에 만원임...)
갈치 구경도하고 족발 구경도 하고.. 진아떡집이 문을 닫아 허탈한 마음으로 이곳저곳 떠돌았는데, 우리가 늦게가서 그런지 시장이 생각보다 볼것이 많이 없었다.
비도오고 또 주차가 유료주차이기도 해서 우리는 일단 동문시장을 떠나기로 했다.
공항 가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뭘 할까 하다가 근처에 있는 이호테우 해변에 가기로 했다.
이호테우 해변에 갔는데...
우리 말고 사람 세명 있었나... 그 세명도 고등학생 같아 보였는데, 현지인 같았다.
그 흔한 카페도 없고 정말 아무것도 없어서 여기는 왜 유명한건지 잠깐 생각했다. 이름이 특이해서 그런건가..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지만, 여기까지 왔으니까 우리는 해변을 걷기로 했다.
저 멀리 흐릿하게 목마 등대가 보인다. 날이 이뻤으면 저것도 너무 귀여웠겠지?
해변을 걸으니 빗방울이 얼굴을 때리고 신발이 너무 더러워져서 우리는 5분만에 다시 차에 탔다.
(.....)
그리고 차를 반납하고 공항으로 출동!!
제주 공항 면세점은 생각보다 볼게 많았던 것 같다. 근데 공항 규모에 비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말 시장통 같았다.
바닥에 앉아있는 사람도 많았고...
드디어 비행기 탑승!
마지막까지도 비는 그치지 않고 내렸다고 한다.
그래도 하늘에서 바라본 제주도 시내는 너무 아름다웠다.
위에서 보니까 흐린것도 잘 안보이고 ㅎㅎ
돌이켜보니까 정말 발가는대로 맘가는대로 했던 즉흥여행이었던것 같다.
즉흥여행이지만 정말 후회없는 3일을 보냈다.
한시도 허투로 쓰지 않고 즐겁게 보냈던 야무진 제주도여행기 끄읕!
궁금하신거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용 :)